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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dongsik

우리 말 속의 외래어

JHL 2020.07.16 19:13 조회 수 :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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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전화 벨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미스터 킴은 베드에서 용수철처럼 튕기 듯 일어나서 전화를 받았다. 잘못 걸려온 전화였다. 힘 없이 수화기를 내려놓고 미스터 킴은 파자마 바람으로 부엌으로 들어가 모닝 커피를 만들어 쏘파에 앉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선율에 취하여 과거를 회상하며 입가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위의 예문에서 일곱 개의 영어 단어가 우리 말에 섞여있음을 본다. 소설가들이 글을 쓰면서 우리 말 대신에 외래어를 쓰는 것을 선호하는 작가도 있다. 심지어는 일본 강점기 때의 영어는 일본식 발음으로 도입된 것도 아직 우리 말에 남아있다.

 

예를 들면 영어의 선풍기(fan)을 후앙이라한다. 터럭(truck)을 도라꾸, 풋볼(football)을 훗두볼 이라 하고. 나사(nut)를 낫트라 한다. 자동차의 배기통 또는 목도리(muffler)를 마후라라고 발음한다. 또 한가지 이해가 잘 안되는 어휘가 하나 있다. 파이팅(fighting)을 ‘화이팅’이라 발음하는 것이다. 이 말을 가장 많이 쓰이는 경우는 ‘힘냅시다’ 혹은 ‘힘내세요’ 혹은 ‘싸워서 이기자’로 한국에서는 흔히 쓰는 것을 본다. 허나 다 알다싶이 ‘Fighting’은 ‘싸운다’는 뜻이지 ‘힘내자’나 ‘이기자’의 뜻은 전혀 없다.


그리고 만약에 ‘파이팅’이라고 누가 말하면 이는 ‘힘냅시다’의 맛이 전혀 안난다는 것이 문제다. KBS의 ‘아침마당’과 ‘불후의 명곡’에서 주로 ‘화이팅’을 많이 왜치는 것을 본다. ‘아침마당’에서는 수요일에 방영하는 ‘도전, 꿈의 무대’에 도전하는 도전자들 가족들이 격려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며 ‘화이팅’이라 왜친다. ‘불후의 명곡’에서는 출연자가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 잠시 소감을 피력하며 끝맺는 말로 ‘화이팅’이라 하는 것을 본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이를 시정하려 들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방송국의 인기 프로그램에서 ‘화이팅’하고 왜치는 것을 들으며 아마도 이젠 완전히 한국화 되어버려서 모두들 아예 관심을 갖지 않거나 너무 일반화 되었으니 그냥 표준말 수준이 되었다고 생각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듣기에는 몹시 이질감을 느낀다. 평소에 느껴오던 것을 오늘에사 여기 페북에 처음으로 올린다.

그 뿐만이 아니다. 거리에 특히 번화가에 나가면 국적 불명의 간판들을 쉽게 볼 수가 있다. 한글, 한문, 영어, 일본어, 불어, 아랍쪽 언어, 인도 등등이 막 섞여있음을 본다. 한국의 거리인지 외국의 한 거리인지 구분이 안간다. 아파트 의 이름도 역시 다양하다. Parkview, 레미안, 무슨 파크, 빌리지(village) 등등, 그 수가 참으로 다양함을 본다.

 

하기사 간판이야 상점이나 회사의 이름이기에 업주 마음에 달렸다 쳐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경쟁이 심하니까, 보다 눈에 잘 띄고 기억하기 좋은, 다시 말해 튀는 상호를 만들어내려고 애쓴다는 흔적은 이해 한다 손 쳐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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