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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만남의 연속

2020.08.08 20:05

JHL 조회 수: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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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불가에서는 전생에 삼천 번 이상의 만남이 있어서야 현세에서는 겨우 옷깃만 스치는 정도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이 생긴 것이지요.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만남의 연속이란 말입니다. 태어나면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사람은 바로 부모이지요.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한 남자와 여자가 부부의 연으로 만남이 있었기에 이제 갖 태어나는 아기는 아빠와 엄마를 만나게 되는 것이지요.

우연의 만남이란 말은 예기치 않은 시간과 장소에서 만났을 때 흔히 우연의 만남이라 한답니다. 그렇게 우연한 만남이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기도 한답니다. 좋은 방향으로 바뀔 땐 그 우연은 귀한 인연이 되는 것이지요.

인생을 망가뜨리는 만남은 악연이라고 한답니다. 귀한 인연이든 악연이든 이는 모두 만남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즉 만남이 곧 인생이란 말입니다. 인생이 소중하면 만남도 소중한 것이지요.

천생연분이란 말은 하늘이 맺어 준 인연이란 말이지요. 또 필연이란 말은 만날 수밖에 없는 인연이란 말이겠지요. 우리가 이 지역으로 이주하게 된 것은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우리가 같은 지역에서 함께 삶으로 맺어지는 만남의 인연, 바로 이런 인연을 ‘필연’이라 하지 않을까요?

우린 싫든 좋든 이렇게 만남의 연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딱 한 번 만나고 영영 만나지 못하는 인연도 없지는 않지만, 그것 또한 삶의 한 부분으로 봐야겠지요.

아이가 자라 유치원엘 가면서부터 선생과의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각급 학교를 거치면서 만나는 선생님들과의 인연이 바로 사제간의 인연이요 만남이지요. 그러한 인연은 부모와의 인연과도 같다고도 한답니다. 옛날엔 나라님과 백성의 만남도 역시 아기가 부모를 만나는 인연과 같다고 하여, 유교에서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 하였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갖는 인연 중에 이 세 종류의 만남이 가장 소중한 기본적 인연이란 말이겠지요.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인생의 참뜻을 깨우치는 사람이요, 만남의 인연에서 아무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은 삶의 의미를 모른 채로 생을 마친다고 누군가가 말했다지요. 꼭 유명한 철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의 삶은 만남의 연속임을 쉽게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유찬이라는 시인은 ‘우연한 만남’이란 시를 썼더군요. 그 시를 여기 옮겨봅니다.

우연한 만남-정유찬

거센 폭풍으로 왔다
번개처럼 스치다
소나기 맞은 듯 흠뻑 젖더라

아주 짧은 순간 서로 알아보고
삶의 전부를 나누는 인연도 있더라
운명을 바꿀 만한 만남이
어디 흔하더냐

그래도 살다 보면
어쩌다 걷다 보면
우연히 스치다 보면
그런 인연 있더라

나와 부모와의 인연, 부부의 연으로 이어지는 만남, 스승과 제자로 맺어진 인연, 사회생활에서 갖는 만남의 인연, 내가 믿을 종교와의 만남, 이 모든 만남은 삶의 연속에서 온 인연이란 것이지요. 언제나 좋은 만남이 있는 값진 삶의 연속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