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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dongsik

옛날의 옥수수가 그립다.

JHL 2020.08.20 16:38 조회 수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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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를 강냉이라고도 한다. 어찌하여 두 개의 전혀 다른 이름을 가졌는지 궁금하다. 마른 옥수수를 강냉이라고 하나보다고 그렇게 혼자서 생각할 뿐이다. 한국에서는 주로 산간벽지에서 화전민들이 이 강냉이를 심어서 겨울 양식으로 삼았다고 한다.  ‘강냉이죽도 못 먹는 형편’이라 표현한 것을 보면 결코 강냉이를 훌륭한 식품으로 여기지는 않은 듯 하다. 이곳에서는 Corn Chip이라 하여 바삭바삭하게 만들어 Salsa를 찍어 먹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옛날에 먹던 옥수수의 맛은 아니다. 옥수수의 원산지가 멕시코란 설이 있어서 인인지는 모르겠으나 멕시코 음식에는 옥수수를 많이 쓴다.

 

시골 장날이면 아낙네들이, 마지막 속 껍질을 벗기지 않고 쪄낸, 적당히 익은 옥수수를 조그만 좌판에 올펴놓고 팔기도 했다. 얇은 속 껍질이 덮여 있어도 은은히 보이는 촘촘한 속살을 보면 군침이 돌곤 했다. 서울의 밤거리에서는 옥수수를 불에 구워 길가는 행인이나 연인들에게 파는 행상도 볼 수 있었다. 그 옆을 지나면서 구수한 냄새에 이끌려 발길을 멈출 때도 있었다. 내가 어릴 적 우리 집에서는 주로 텃밭에 이 옥수수를 심었다. 언제쯤 익어서 먹을 수 있을까 하고 손톱으로 껍질을 헤집고 하얀 속살이 보이면 아직도 멀었다고 다시 조심스레 덮어 두기도 했다. 여름 더위가 한창 기성을 부릴 때쯤 되면 옥수수는 익어간다. 수염이 꽤나 말라간다 싶을 때 딴 옥수수가 먹기에 딱 좋다. 줄기에 붙어있는 옥수수를 손으로 비틀어 딸 때, 우두둑하며 전해오는 그 느낌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한여름 밤, 모깃불 피워놓은 마당에 멍석을 깔고, 온 식구가 둘러앉아, 갓 쪄낸 옥수수를 먹으며 여름밤을 지내곤 했다. 쫄깃쫄깃 씹히는 그 맛이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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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를 먹던 그 옛날이 그리워 식품점에서 옥수수를 사 왔다. 껍질을 벗겨보니 아직도 익지 않은 야들야들한 애송이였다. 그놈을 쪄서 먹으니 물컹물컹하니 씹으면 툭 터지며 들척지근한 물이 입안에 퍼졌다. 어릴 때 먹던 쫄깃한 그 맛을 느낄 수 없어 아쉽기만 하였다. 이곳에서는 아직 영글지 않은 애숭이만 먹는다는 것을 그때서야 처음 알았다. 우린 거진 익었지만 아직은 딱딱하지 않은 놈을 먹는데 이곳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더 어린놈을 버터를 발라서 먹는다. 우린 그냥 찔 때 소금을 조금 넣을 정도다. 그래야 옥수수의 고유의 그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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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은 옥수수인데도 그 먹는 방법은 동서양이 너무나 다f르다. 그뿐만이 아니다. 옥수수를 헤아릴 때도 우리와는 전혀 다르게 헤아린다. 이곳 미국 사람들은 옥수수를 헤아릴 때 One Corn이나 Two Corns 라 하지 않는다. 그들은 ‘one ear of yellow corn’ 이라든가 ‘five ears of white corn’이라고 한다. 비스듬히 달려 있는 모습이 우리의 귀와 비슷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한국의 중고등학교 영어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출제 대상이기도 하다. 암튼 그 애숭이 옥수수를 먹자니 영 성에 차지 않아, 그 옛날에 먹던 옥수수가 이맘 때면 더욱 그리워 오늘은 옥수수 타령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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