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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dongsik

황당한 경험

JHL 2020.08.19 16:19 조회 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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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황당하게 당한 일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때가 1987년 이었으니까, 33년 전의 이야기다. 어느 주일 오후에 Highway 78, 그러니까 Stone Mountain Free Way에서 I-285로 진입하게 되었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Lawrenceville Highway로 진입하는 출구가 따로 건설되어 있지 않을 때였다.

아무튼 Highway78에서 I-285로 진입하면 I-285의 맨 오른쪽 차선으로 진입하게 된다. 막 내가 진입을 하니까 그 오른쪽 차선에 한 허름한 트럭이 아주 느린 속도로 주행하고 있었다. 나는 약속 시각이 임박하였기에 앞 트럭을 추월할 양으로 속력을 내며 왼쪽으로 차선을 바꾸었다. 그런데 갑자기 오른쪽 차선을 느리게 주행하던 그 트럭이 속력을 내더니 차선을 바꾸어 바로 내 앞으로 뛰어 들어왔다. 일단 내 앞으로 들어와서는 또 속력을 줄여 서행하였다. 아마 내 차량을 못 봤나보다고 생각하며 다시 오른쪽으로 차선을 바꾸면서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렇게 내 앞에서 느린 속도로 주행하던 그 트럭이 또 속력을 내면서 오른쪽 차선으로 바로 내 앞으로 들어와서, 또다시 속도를 줄여, 느린 속도로 주행하였다. 참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순간적으로 나는 속력을 내며 또 왼쪽 차선으로 들어가 추월하려 했다. 그랬더니 그 트럭이 또 내가 주행하는 왼쪽 차선으로 뛰어들더니 속력을 줄였다. 그때서야 나는 이게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서서히 그 트럭의 뒤를 따르며 생각했다. 그 트럭의 운전자는 40대쯤 되어 보이는 백인이었고, 운전석 바로 옆에는 그와 비슷한 나이의 백인이 앉아 있었다고 기억된다.

 

그러다 보니 Lavista Road로 진입하는 출구를 지나가고 있었다. 바로 그 출구를 지나는 순간 나는 또 왼쪽 차선으로 뛰어들며 속력을 냈다. 역시 예의 트럭도 속력을 내며 내 앞으로 뛰어들어 또 속력을 늦추었다. 결국은 그 트럭을 앞지르지 못하고 Buford Highway 출구로 나오면서 모든 상황은 끝이 났다. 그러나 궁금한 것은 ‘왜 그 트럭이 40마일의 속도로 주행하면서도 나의 추월을 허용치 않고 방해를 하였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조그만 사건에 대한 나의 시각이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들을 만날 수도 없으니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이고 보면 내 나름대로 이러쿵저러쿵 상상해 볼 수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우선 먼저 내가 유색인이니까 나를 업신여겨 한 짓일까? 즉 인종차별은 아닐까? 자기의 트럭을 추월하는 것을 허용치 않겠다는 객기에서 나온 것일까? 아니면 마약을 하고 트럭을 운전하며 장난삼아 한 짓일까? 이런 생각들로 한참 동안 머리가 복잡했었다.

 

바로 여기에서 흔히 생각하기 쉬운 것은 바로 나 자신은 유색인종이고 이민 온 사람으로 남의 땅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여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내가 같은 백인이었으도 저들이 그렇게 하였을까?’ 하고 생각하기 딱 좋다는 말이다. 우리 주변에서 이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놓고, 우린 우선 남의 나라에 와서 사니까, 유색인종이니까,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지 못하니까 등등과 연결지어 생각하기가 쉽다. 즉 열등의식에 사로잡히기가 매우 쉽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연한 일에도, 자의식 내지는 열등의식을 우리 스스로 먼저 갖는 것은 전혀 온당치 않다고 여겨, 짚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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